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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결혼 준비 후기 - 10-1. 웨딩 촬영①(메이크업 정샘물웨스트 & 드레스 라포레)

by 고키 2023. 10. 28.

촬영 D-day(본식 D-205) 


걱정했던 것과 달리 너무 너무 행복했던 웨딩 스튜디오 촬영. 늦었지만 간단한 후기를 정리해보려 한다.

사실 촬영 당일 아침에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불행히도 얼굴이 부었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잘 붓는 편이라 올리브영에서 아이돌물도 사다 먹고, 전날에는 저녁부터 금식하는 등 노력을 했는데도 부었다. 하필 전날 밤부터 생리도 시작됐다. 제일 양이 많은 생리 둘째 날에 하얀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니. 혹시라도 생리가 새면 어쩌지. 드레스는 혼자 갈아입을 수도 없는데. 걱정이 앞섰다. 와중에 가는 길에는 차도 막혔다. 출근 시간도 아닌데(오후 2시 촬영·오전 10시 반 메이크업샵 in) 대체 어디서 그렇게 차가 쏟아져 나온 건지. 이러다 까딱 잘못하면 지각할 거 같아서 점점 더 기분이 다운됐다(다행히 늦진 않았다). 

 

메이크업: 정샘물웨스트 

정샘물웨스트 샵은 생각보다 엄청 컸다. 이미 우리 말고도 여러 커플이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있었고, 직원들은 쉴새없이 무전을 주고받고 있었다. 미용실처럼 큰 방에 거울이 여러 개 놓여 있고 거기서 수많은 신랑·신부들의 메이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방식이라, 신혼일기에 나온 것처럼 약간 신부 공장 같은 느낌도 들었다. 메이크업 전에는 원하는 스타일이나 사진이 있는지, 특히 커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등을 종이에 적었다. 각자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톤 정리랑 기본 베이스는 보조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해주셨다. 메이크업 하는 중에도 계속 무전으로 뭐라 뭐라 소통하시면서 뭔가 엄청 바빠 보였다. 대신 메이크업 원장님은 프로 그 자체였다. 속눈썹 하나를 붙여도 여러번 붙였다 뗐다 해가면서 섬세하게 모양을 잡아주셨다. 나는 미간에 왕 트러블이 난 상태로 갔는데 이것도 최대한 가려주셨다. 그러면서도 화장이 막 진한 느낌도 아니고, 엄청 부담스러운 느낌도 아니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딱 완벽하게 세팅된 느낌? 그렇게 프로한테 메이크업을 받고 나니 부은 눈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됐다. 이때쯤부터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드레스: 라포레 (헬퍼님 최고..) 

1차 메이크업을 마친 뒤에는 드디어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라포레에서 오신 헬퍼님이 메이크업 샵 탈의실에서 드레스를 입혀주셨다. 드레스를 입으니 진짜로 웨딩 사진을 찍는 것 같고, 말로만 듣던 공주 놀이를 하는 것 같아서 더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헬퍼님이 예쁘다, 날씬하다며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촬영 전이라 일부러 더 띄워주신 듯).

헬퍼님은 정말 좋은 분이었다. 친절하고, 손이 빠르신데다 에너지도 넘치고 성실하셨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어떤 헬퍼님은 촬영 중에 핸드폰만 쳐다보고 드레스도 잘 안 챙겨준다고 하던데, 우리 헬퍼님은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나에게만 집중해주셨다. 특히 나는 생리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오가야 했는데도 눈치 한 번 안 주시고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게다가 우리 헬퍼님은 사진도 거의 갤럭시 스냅(아이폰이 아니라 갤럭시라서 갤럭시 스냅ㅋㅋ) 급으로 찍어주셨다. 헬퍼님 덕분에 좋은 핸드폰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고(플래너님이 찍어주신 것까지 포함해서 당일 핸드폰 사진만 500장 넘게 나왔다), 핸드폰 프리뷰 덕분에 나중에 원본 셀렉도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드레스를 입은 상태에서 마지막 헤어, 메이크업 손질을 마치고 거울 셀카 좀 찍은 다음에 ㅋㅋ 차를 타고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참고로 이동할 때는 우리 짐(입고 온 옷·촬영 준비물·간식 등)이랑 헬퍼님 짐(드레스·소품 등)을 전부 차에 실어야 하며, 헬퍼님 포함 3명이 같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차 안을 미리 비워놔야 한다. 잊지 말고 챙겨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