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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결혼 준비 후기 번외 - 드레스투어 동행(드레스투어 준비물, 드레스투어 스케치)

by 고키 2023. 8. 9.

목차

     

     

    앞선 후기에도 적었지만, 나는 결혼 준비 중 드레스투어를 따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일정상 드레스투어를 하고 나서 샵을 고르면 스튜디오 촬영 시기가 늦어지고, 촬영이 늦어지면 사진이 나오는 시기도 늦어져서 추가로 보정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대신 오늘은 최근 동생 드레스투어에 따라갔던 기억을 되살려 드레스투어 동행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드레스투어란 

    드레스투어란 스튜디오 촬영/결혼식 본식 때 이용할 드레스 샵을 고르기 위해 직접 샵을 돌아보고 드레스를 입어보는 과정이다. 하루 날을 잡고 샵을 2~3군데 정도 방문해 드레스를 입어본 다음,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후 실제 촬영 때나 본식 때 입을 드레스는 샵을 결정한 다음에 다시 고르게 된다. 다시 말해 드레스투어 때는 드레스가 아닌, 드레스 샵을 결정하는 것이다. 

     

    드레스투어 하는 이유

    드레스투어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마음에 드는 샵을 고르기 위해서다. 샵마다 주력 상품(실크/비즈)이 다르고, 분위기(청순/화려)도 다르기 때문에 직접 드레스를 입어보고 샵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투어 때 입어보고 맘에 든 드레스는 가봉 때까지 홀딩할 수도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공주놀이'를 위해서다..ㅋㅋ 평소에 입지 못하는 드레스를 하루에 열 벌 넘게 입어 보면서 커튼 너머 기다리는 남자친구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결혼 준비 과정 중에 드레스투어가 제일 재밌고 즐겁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드레스투어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 나처럼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싶을 경우, 혹은 공주놀이에 별 미련이 없는 경우, 혹은 마음에 드는 샵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굳이 드레스투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드레스투어 비용 & 일정 & 예약 

    드레스투어 때는 샵별로 별도 피팅비와 주차비, 발렛비가 발생한다. 피팅비는 보통 현금으로만 받으며(샵에 따라서는 카드도 가능) 요즘 시세는 샵별로 5만 원~10만 원 정도 한다는 것 같다. 샵 세 군데만 돌아봐도 최소 2, 30만 원은 순삭이라는 의미다.

    투어 일정은 보통 평일에 잡아야 한다고들 한다. 주말에는 결혼식이 있다 보니 드레스가 대여로 많이 빠져나간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정이 어렵다면 주말에 가더라도 큰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내 동생은 주말 저녁 시간(18시·19시 타임)에 투어를 했고, 이렇게 해도 드레스를 볼 때 지장은 없었다. 

    대신 예약은 빨리 할수록 좋다. 말했다시피 드레스투어는 하루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샵의 스케줄이 한꺼번에 빈 날을 찾아 예약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정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 올해 봄(5월)에 플래너 계약을 했는데도 가능한 투어 날짜가 가을(10월)밖에 없었다. 만약 인기 있는 샵에서 투어를 하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예약해야 한다.

     

    드레스투어 준비물

    1. 챙겨야 할 것  

    입고 벗기 편한 옷(O)
    드레스투어 때는 가급적 입고 벗기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 2~3시간 동안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어야 하므로 너무 끼는 옷이나 갈아입기 번거로운 옷은 피해야 한다. 속옷도 스킨톤/심리스로 입고 가면 좋다. 다만 이것 때문에 굳이 새 옷이나 속옷을 살 필요는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드레스투어는 실제 드레스를 고르기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몸만 가더라도 전혀 문제는 없다. 

    2. 있으면 좋은 것 

    현금(△)
    앞에도 썼듯이 드레스샵은 대개 피팅비를 현금으로 받는다. 현금을 미리 챙겨가면 여러모로 계산도 빠르고 편하다. 물론 없어도 상관없다. 우리는 현금 없이 그냥 계좌이체로 결제했다. 

    종이·도안·필기구(△)
    드레스투어 때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어에 동행한 신랑이나 친구, 가족이 드레스 디자인을 직접 스케치해야 한다. 종이와 필기구, 또는 드레스투어 스케치용 도안을 챙겨가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또한 없어도 큰 상관은 없다. 나는 그냥 핸드폰으로 바로 스케치하고 드레스 특징을 메모했다. 

     

    3. 필요 없는 것 

    봉투(X)
    일각에서는 드레스투어 피팅비를 예쁜 봉투에 넣어서 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건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안 그래도 신경 쓸 일 많은데 굳이 이런 데 신경 쓸 이유가 없다. 

    간식(X)
    드레스투어 때 간식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도 봤다. 그러나 촬영 때면 몰라도 드레스투어 때 굳이 간식까지 챙겨 다닐 필요가 있을까 싶다.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레스투어 준비

    1. 하면 좋은 것 

    미리 드레스 사진 찾아보기(△) 
    투어 가기 전에는 드레스 샵 인스타그램에서 미리 드레스 사진을 좀 찾아보고 가면 좋다. 그러나 번거롭다면 굳이 안 해도 된다. 아래에도 쓰겠지만, 오히려 원하는 디자인을 미리 못 박아두기보다 가급적 다양한 디자인을 입어보면서 어떤 게 좋은지 확인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출처: 레이첼웨딩 인스타그램

     

    2. 안 해도 되는 것 

    전문 헤어·메이크업(X) 
    개인적으로 돈 아깝다고 생각한다. 실제 드레스 가봉도 아니고 그냥 드레스 느낌 보러 가는 투어에서 굳이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 헤어며 메이크업을 받고 갈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드레스샵에서 투어 때는 평소보다 강한 메이크업을 하고 오는 게 좋다고 '권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권장 사항이고, 그냥 평소 메이크업 정도라도 충분하다. 심지어 민낯이라도 무방하다. 머리도 샵에서 알아서 다 묶어준다. 

     

    드레스투어 시간 

    투어 시간은 샵 1곳당 1시간 정도 걸린다. 드레스 1벌 입어보는 데 대략 10~15분 정도 걸리고 총 4벌 정도 입어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미리 가더라도 어차피 예약 시간에 딱 맞춰 시작하기 때문에 너무 일찍 가 있을 필요는 없다(그렇다고 늦으면 안 된다). 실제로 우리가 투어 갔을 때 다음 예약자가 거의 1시간 일찍 왔는데, 샵에서 나중에 시간 맞춰 오시라고 돌려보내는 걸 목격했다.  

     

    드레스투어 동행/스케치

    드레스투어는 보통 신랑과 가족, 플래너 등이 동행한다. 나는 친동생 드레스투어에 따라가서 드레스 디자인을 스케치했다. 이때 스케치는 너무 잘하려고 애쓸 필요 없다. 어차피 우리가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스케치를 어디 보여줄 것도 아니고, 그냥 드레스 특징을 보려고 그리는 거니까 특징을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령 드레스가 a라인인지, 머메이드라인인지. 실크 계열인지, 비즈 계열인지. 전체적인 느낌이나 소재감은 어땠는지 등을 꼼꼼히 메모하고 그려두면 된다. 

     

    드레스 디자인 스케치
    드레스 디자인 메모

    드레스투어 팁

    마지막 팁이다. 드레스투어 땐 원하는 디자인을 미리 정해두기보다는 가급적 다양한 소재나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어보는 게 좋다. 우리는 평소에 드레스를 입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입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실크는 밋밋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릴 수도 있고, 비즈는 부담스러울 줄 알았는데 조명 아래서 보니 예쁠 수도 있다. 드레스 라인(머메이드라인, A라인, H라인 등)이나 넥라인(오프숄더, V 라인, 하트넥 등)도 처음에는 다양하게 입어보는 게 좋다. 그렇게 입다 보면 첫 번째 샵에서 보통 감이 온다. 아, 나한테는 이런 게 잘/안 어울리는구나. 그렇게 감을 잡고 나면 다음 샵부터는 나에게 어울리는 디자인 위주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대신 투어를 가는 샵 중에 선호하는 곳이 있다면 맨 마지막 순서로 돌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